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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운동

[번역가] 번역가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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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캐린입니다.

나도 번역가 해볼까?

누구나 한 번쯤은, 즉 영어 좀 한다 싶은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거예요. 물론 번역가는 진입 장벽이 다른 직업에 비해 꽤 낮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모두가 꾸준히 이 직업을 이어갈 수 없으며, 게다가 우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므로 수입과 연결되지 않으면 지속성을 갖고 일할 수 없죠.

지금 번역가를 꿈꾸는 분이 계시다면 먼저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해 보시길 바랄게요. 실제로 번역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있으니까요. 번역가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이 직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뜻이죠.

일단 번역가는 커피숍에 앉아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자판으로 언어를 옮기거나 휴양지에서 일광욕을 하며 번역하는 언어 마술사가 아닙니다. 출판 번역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도서관이나 커피숍 등에 앉아서 잠시 머리를 식히며 작업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처럼 산업 번역, 즉 IT나 마케팅, 기업 문건 등을 번역하는 번역가라면 위의 업무 환경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요. 산업 번역가의 경우 대부분은 듀얼 모니터를 사용해야 하고 번역하는 도중에 사전과 구글링을 하며 계속 정보를 탐색해야 하기 때문이죠.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져도 원문을 잘못 파악하는 오역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처리할 때는 음악을 듣는 것도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꼭 통번역대를 나와야 하나요?

정확하진 않지만 번역 업계에서는 통번역대 출신보다 비전공자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직장에서 전문 지식을 쌓은 경우라면 현업에서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도 마찬가지로 통번역 전공자는 아닙니다.

번역가라는 직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물론 이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만의 전문 분야가 있으며, 시간 관리를 아주 철저하게 잘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면 누구보다도 적성에 맞을 직업이 번역가입니다. 전 출판 번역가는 아니긴 하지만,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거나, 이러한 활동을 좋아하다 보니 번역하는 일이 적성에 맞았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번역가로 시작하려면 조금 힘든 길을 걸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직장 생활을 해보고 번역가라는 직업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아요. 번역가는 주로 혼자 일하기 때문에 외로울 수 있거든요. 저 역시 학교를 졸업 후 약 8년의 직장 생활 경력이 있었고, 번역가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답니다.

번역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일단 자신이 어떤 언어쌍으로 작업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소스어(예: 영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도착어(예: 한국어) 실력은 더 중요합니다. "이제 마음먹고 처음부터 영어 공부를 해서 번역가가 되어야지"라는 접근 방식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니 다른 직업을 찾아보는 게 좋아요. 만약 내가 안정적인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채용 사이트를 검색하며 이력서를 많이 넣어보고 샘플테스트를 치르면 됩니다. 번역 경력이 부족하더라도 대부분의 업체에서 샘플테스트의 기회 정도는 부여하니까요.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테스트를 통과하면 좋겠지만, 떨어져도 낙담하지 마세요. 일단 샘플테스트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건 업체에서 실력을 궁금해한다는 의미이고, 조금 더 글쓰기에 정진하여 재도전하면 되니까요. 영한 언어쌍이라면 한국어 글쓰기에 집중하면 됩니다.

마치며

간단하게 영한 번역가에 대해 알아봤어요. 번역가 지망생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은 차차 적어보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